금리상품의 이해

 

금리옵션의 기초자산금리라고 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금리는 자산은 아니다. 자산은 우리가 사고 팔 수 있는 대상인데 금리를 사고 팔 수는 없기때문이다. 하지만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에서 그 가치를 결정하는 원래대상을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이라고 하는 점, 그리고 금리옵션에서 금리는 옵션의 가치를 결정하는 변수라는 점에서 기초자산이라고 부른 것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 정확히 표현하자면 기초자산이라기 보다는 기초변수또는 수학적으로 볼 때, 입력변수, 독립변수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금리옵션을 헤지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금리가 기초자산이란 말이 조금 더 어색해진다. 옵션의 가격은 기초자산의 가격이 변함에 따라 변하는 위험(델타라고 한다)이 있는데, 이를 없애기 위해 일정량의 기초자산을 거래해야한다. 즉 옵션에서 기초자산은 델타 위험의 헤지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금리를 기초자산이라고 하면 조금 어색해지는 이유가 명백해진다. 금리를 사고 팔아서 옵션을 헤지할 수는 없기때문이다.

 

대부분 금융상품(예를 들어 주식, 외환)에는 현물(spot)과 선도(또는 선물; forward/futures)의 개념이 있다. 이 개념은 금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물은 지금 ()금을 주면 받을 수 있는 ()건이다. 현물 주식, 현물 채권(cash bond라고 한다) 등이 있을 수 있다, 현물에 상대되는 개념은 선도 또는 선물이다, 계약은 지금 체결하지만 돈은 나중에 주는 거래이다. 물론 돈의 대가인 물건도 나중 시점에 받는다,

 

선도가 아니라 후도가 맞다

 

우리말에 앞이란 것은 과거를 뒤는 미래를 뜻한다. 선조는 먼저 태어난 조상이다. 선생은 말 그대로 먼저 태어난 사람이다. 후발은 나중(미래)에 출발하는 것이고 후일은 미래의 날이다.

 

선도거래는 계약은 미리하고 물건의 인도는 미래에 하는 거래를 말한다. 나중에 인도하는 거래이다. ‘나중은 한자로 쓰면 후()자가 맞다. 따라서 계약을 미리하고 인도를 나중에 하는 거래는 후도거래가 맞다. 선도거래는 영어로 “Forward”인데 앞으로 간다는 뜻도 있다. 이 말을 직역하다 보니 ()”으로 잘못 번역된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은 선도란 말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받아들이고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말이란 것이 잘못 사용된 것이 더라도 대중적으로 인정받으면 그게 또 맞는 것이기 때문이다*.

 

 

* 비슷한 사례로 선물환이 있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선물(futures)’은 장내(거래소, exchange)에서 거래되는 선도거래를 말한다. 장외에서 거래되는 것은 선도(forward)’이다. 선물환은 장외에서 거래되는 통화선도(currency forward, FX forward)를 말하는 것이므로 정확히 표현하면 선도환이 맞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선물환이라고 쓰는 상황이다. 잘못된 것이라도 대중이 사용하면 맞게 되는 또 다른 사례이다.

 

 

금리 시장에도 현물 상품이 존재하고 이 현물 상품이 파생 상품의 진정한 기초자산이다. 대표적인 상품은 현물채권이다. 그런데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보다는 이자율스왑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 일반적이다, 채권을 거래하려면 거래대금이 필요한데 기본단위가 100억원이다. 개인은 거래하기 힘든 단위이고, 기관이라도 결제하는 것이 부담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반면 이자율 스왑은 동일한 효과(금리 상승시 손실이 나고, 하락하면 이익이 나는)를 내면서도 거래 시점에 투입되는 돈은 거의 없다. 훨씬 편리하다. 따라서 채권현물 거래보다 이자율 스왑의 거래가 더 쉽기 때문에 이자율 스왑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이 금리옵션 시장에서 많이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자율스왑은 일정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계약이다. 일정기간을 스왑만기,라고 하는데, 채권의 만기와 비슷하다, 원화 이자율 스왑은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과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자율 스왑은 어찌 보면 파생상품이고 어찌 보면 현물 상품이다. 이자율 스왑은 선도금리계약(FRA)를 여러 개 묶은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성격은 이자율 스왑을 파생상품으로 볼 수 있는 근거이다. 반면 이자율 스왑의 현금흐름과 동일한 현금흐름은 고정금리 채권을 사()고 동시에 변동금리채권을 팔()면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자율 스왑은 현물 채권의 스프레드 거래로 볼 수 있고, 그러면 스왑은 현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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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en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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